'한상대회' 졸속 개명에 혼선 커져…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결정
해외에서 첫번째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의 명칭을 한국 정부가 갑자기 개명을 강행하면서 행사 준비에 혼선을 빚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본국의 졸속 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10월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하는 21차 세계한상대회(이하 한상대회)의 급작스러운 명칭 변경이 기정 사실로 알려졌다. 이에 이를 두고 대회 실무자들과 미주 한인상공인들 사이에서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첫 해외 개최 행사인 만큼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명칭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과 대회 준비도 빠듯한데 굳이 개막 80여일을 앞두고 급하게 개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재외동포청(이하 동포청)은 한상대회 준비과정에서 대회 명칭 변경 및 주최·주관처 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8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합의된 3개 안건을 운영위원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운영위원회는 지난 21일 운영위원들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열고 상정된 ▶한상대회 명칭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또는 세계한인기업인대회 등으로 변경 ▶주최기관에 동포청 추가 ▶주관기관에 한국중소기업중앙회 추가,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제외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통과 여부는 추후 공개하기로 했다. 한상대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명 필요성은 미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 의미가 타인종은 물론 한인 2세들도 이해하기 어렵고 한국 지자체에서도 중국의 ‘화상’이 연상되고 올드한 느낌이 나는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 한상대회 한 관계자는 “해외 한인들의 염원이었던 동포청도 출범했으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취지에서 대회 명칭도 바꾸고 횟수도 1회로 새로 시작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한상대회가 전 세계 한인상공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과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와 달리 해외 교포들이 식사하고 사진만 찍고 가는데 세금이 쓰인다는 좋지 않은 인식들도 적지 않아 이번에 동포청 출범을 계기로 개명안이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개명을 반대하는 측의 관계자들은 “세계한상대회 개명 절차가 대회의 주역인 세계한인 상공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강행됐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개막을 목전에 두고 개명하면 지금까지 1년 넘게 준비하면서 사용해 온 홍보물, 서류, 초청장, 명함, 참가신청서, 웹사이트 등을 모두 바꿔야 한다. 지난 20년간 사용해온 한상이란 이름도 한인상공인을 의미하는 건데 개명 이유도 분명하지 않고 개명 시점도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명이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로컬 한인, 주류업체 유치를 위해 막바지 전력을 다하고 있는 조직위 실무자들도 개명에 따른 후속 조치로 업무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박낙희 기자한상대회 개명 한상대회 명칭 한상대회 준비과정 한상대회 관계자들